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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하이킹』 '함께'라는 시간은 추억으로 기억된다 -candy718 2021-06-26 23:54:41

『 하이킹

피트 오즈월드 글. 마술연필 옮김

보물창고 』

하얀 색 바탕에 하늘빛과 연두빛이 어우러진 자연 속에 줄을 타고 최선을 다해 산을 오르는 아빠와 아들 두 사람, 안정감있어 보이는 아빠와 아슬아슬하지만 얼굴 가득 미소와 호기심이 가득찬 아들.

두 사람의 모습에선 생동감이, 그들이 밟고 있는 자연을 닮은 HIKE 글자에선 여름의 청량함이 전해지면서 아빠와 아들의 하이킹을 응원하게 된다.

주말 아침, 아빠의 기상 알림에 동그랗게 뜬 아들의 눈에는 앞으로 일어날 시간에대한 설렘과 들뜸으로 가득차 있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세상이 떠나가라 소리를 외치고 싶을 만큼 신이 났다.

아빠와 떠나는 하이킹, 아들은 미리 준비한 계획과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 집을 출발해 하이킹 장소를 향한다. 함께 계획을 세우고, 그 곳에서 무엇을 할 지를 정하고 필요한 준비물을 챙기는 과정부터 하이킹은 시작되었고, 장소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서로에 대한 믿음이 시작되고, 보이는 것 듣는 것 모든 것이 배움이 되며, 함께 하는 시간은 추억이 된다.

자연 속을 걷는 것,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함께 하는 것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행운이고, 자연이 주는 신비로움을 아무런 대가없이 마주할 수 있는 귀한 경험이 되며, 자연이 베풀어주는 것들을 마음 먹은 만큼 배워갈 수 있는 최고의 학습장이다.

몇 년전 세번째 제주도 여행을 갔을 때 사려니 숲을 산책하는 길이었다. 수많은 잎들 중 하나의 잎이 유독 눈에 띄었다. 잎들 사이에 선물상자를 접어놓은 듯 네모지게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나는 너무 신기해서 아무 생각도 없이 잎을 접혀진 대로 고이 풀어내다가 아차 싶었다. 풀어낸 잎 속에는 알들이 고이 싸여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 가족 모두 놀라 순간 멈칫, 아무 말도 생각도 모두 멈추게 되었다. 다시 접혀진 방법을 떠올리며 잎을 접어놓았음에도 처음과는 달리 힘이 없어 잎이 열리기라도 할까 발길이 쉬이 떨어지지 않았다.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도 이렇게 자연을 표현한 책을 만날 때면 우리가 간 뒤에 바람이나 새의 날개짓으로 잎이 펼쳐지지는 않았을까, 그 때의 알은 잘 부화되었을까, 누구의 귀한 알이었을까 등의 물음을 갖게 된다.

자연에서 우리는 뜻밖의 상황으로 인해 위험을 안기도 하고, 자신의 한계와 마주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도 하며, 위기 속에서 도전이란 용기를 배우기도 한다. 자연이 그것을 우리에게 선물하듯 시간은 서로가 함께 있었음에 가능했다는 긍정과 믿음의 선물이 되어 준다.

아빠와 떠난 하이킹, 지도를 보며 길을 찾고, 미리 준비한 묘목을 심고, 곤충을 관찰하고, 길에 새겨진 숲 속 친구들의 발자국의 주인을 찾아보는 사소한 활동은, 큰 가르침을 주는 것이 아닌 호기심을 안겨주는 배움의 첫걸음을 떼게 해 주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를 깨닫게 해 주는 귀한 시간을 안겨준다. 그것이 자연이 우리에게 대가없이 주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자연으로 떠난 아빠와 아들의 하이킹은, 자연이란 공간 속에서 아빠와 아들이 서로를 향해 눈빛을 나누고, 서로를 향한 손을 잡고, 같은 공간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함께 마신 공기의 온도를 기억하는 것이다. 그 때 마주한 사소한 일들도 그들만이 공유한 시간이 되며, 그 시간 속에서 느낀 감정들을 나누는 새로운 경험을 나누게 된다. 그것이 추억이 되고, 그 추억이 서로가 함께 한 시간들을 기억하게 만들어 준다.

『하이킹』은 자연이란 배경 속에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하는 하이킹을 모습을 단순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낸 그림책이다. 아름답게 꾸미려고 하지 않았으나 아름다움이 절로 느껴지고, 우리와 별다른 시간을 보낸 것도 아닌데 특별하게 느껴지게 하는 매력을 가진 그림책이다.

『하이킹』은 우리가 살면서 힘들어지는 순간, 포기하고 싶은 순간과 마주서게 될 때, 나의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추억이란 책장 하나가 펼쳐지듯 가볍게 그렇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묵직함을 안겨준다. 아빠와 그리고 아버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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