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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 레이첼 카슨과 함께 밤의 고요함 속에 담긴 자연을 만나다-candy718 2021-06-14 00:26:04

『 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
– 레이첼 이모와 함께한 밤 바닷가 산책길
데버러 와일즈 글. 대니얼 미야레스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

나는 강원도 산골마을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시절을 그 곳에서 보냈다. 시골에서의 불편했음을 느끼기 이전에 도시로 나왔기 때문에 강원도에서 지냈던 15년의 시간은 나에게 좋은 추억으로 기억된다.

3교대 근무가 있었던 아빠가 1교대 근무를 하게 되는 날이면, 퇴근 후 아빠와 함께 물 조리와 잠자리채 하나 메고 강 너머에 있는 작은 텃밭에 나갔다. 아빠는 강물을 떠다 텃밭을 가꾸고, 나는 밭 둘레를 다니며 잠자리채를 휘둘러 새로운 곤충을 잡아보는데 최선을 다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가을 무렵 논두렁을 지나는 길에 벼들 사이를 점프하며 뛰어오르는 이들을 보고 나도 모르게 잠자리채를 휘둘렀다. 잠자리채 속에 담긴 수많은 메뚜기를 본 것은 그 날이 처음이었다. 그러고도 벼들 사이를 점프하며 뛰노는 메뚜기는 여전히 셀 수 없이 많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었다. 마치 음악을 연주하듯 통통 튀어오르던 그 날의 풍경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선명하게 나의 마음 속에 남아 숨쉰다.

레이첼 카슨, 그녀을 알게 된 건 아주 우연히였다. 도서관 서가를 배회하던 중 제목이 주는 묘한 매력에 펼치게 된 ≪침묵의 봄≫이란 작품을 통해서였다. 작가이자 생태학자, 해양 과학자, 생태환경운동의 선구자인 그녀가 지구를 위협하는 화학물질 사용금지에 대한 매우 적극적인 운동을 펼쳤음을 알게 되었다.

‘밀려오는 파도는 다이아몬드와 에메랄드로 가득했어… 반딧불이는 물 위를 너무 낮게 날고 있었어… 그러다 곧 곤경에 빠지고 말았는데, 젖은 모래에서 뒹구는지 반딧불이의 불빛이 다급히 번쩍이는 것을 보았어…’

레이첼 카슨이 편지로 전한 밤 산책의 풍경.

레이첼 카슨은, 조카와 함께 하게 된 산책길에 만난 밤의 풍경을 편지에 담아 친구 도로시에게 전한다. 친구에게 전한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은 작가 ‘데버러 와일즈‘에게 담겨지고, 자연의 경이로움이 더해져 그림책 『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 로 우리 곁에 오게 되었다.

조카와 함께 있는 레이첼 카슨의 오두막집에 불어오는 폭풍우, 자연이 일으키는 변화에 잔뜩 겁을 먹은 조카를 안심시키며, 바닷가로 밤 산책을 시작한다.

잎사귀를 타고 흐르는 빗방울 소리와 달빛이 젖어 있는 자연 속을 걸어가는 레이첼 이모와 함께 하는 밤, 천둥소리에 놀랐던 조카는 이제 생물들이 들려주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모든 신경을 집중한다. 놀란 가슴은 자연이 주는 소리에 진정되고, 그들이 열어주는 연주회 소리에 설렘으로 가득한 가슴을 느끼게 된다.

레이첼 카슨은 조카에게 바다가 부르는 소리, 고요한 숲을 거쳐 나오는 자연의 소리를 들려주고 싶다. 신나게 걸어온 숲길이 지나 바다에 다다랐을 때 조카의 눈을 감게 하고 함께 바다가 부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들랑날랑, 들랑날랑, 자장가처럼.”

고요하기만 할 것 같은 바다는, 다양한 색이 주는 반짝거림으로 주변을 변화시키고 어둠으로 채워져야 할 자연을 화려하고도 찬란하게 빛내주는 배경이 되어 밤친구들의 안락한 삶의 공간이 되어 준다.

이모와 함께 하는 늦은 밤의 산책, ‘바다’라는 공간에서 만난 자연은 그 동안 마주했던 자연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기억될 것이다. 또한 그곳에서 만난 어린 반딧불이와의 만남은 그 날의 색과 그 날의 공기 그리고 그 날의 소리와 더불어 설렘과 감동을 안기는 공간이 자연이며, 경이로움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는 소중한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어린 날 나의 기억을 지금껏 최고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는 나처럼 말이다.

『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은 폭퐁우가 치는 밤, 무서워하는 조카와 함께 오두막집을 나와 바닷가 산책을 하는, 이모 레이첼 카슨이 자연을 대하는 모습을 밤의 화려한 풍경과 더불어 담아낸 그림책이다.

자연의 경이로움과 지구를 살려야만 하는 이유가 선명하게 드러난 『지구 지킴이 레이첼 카슨』은 밤이라는 시간을 통해 우리가 보지 못하는 순간까지도 우리와 함께 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지구를 살리려는 우리의 노력은, 곧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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