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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간평가단] 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 - mulganamu 2022-01-06 22:50:04

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

앤드류 라슨 글, 캐리 수코체프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제목에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이불 속에 들어가 손전등을 켜놓고 책을 보며 미소짓는 아이를 담은 그림책 표지. 반항기가 살짝 시작되는 사춘기 초기 아이들 같은 생각이 듭니다. ‘싫어!’라고 말하지만, 진짜 싫은 건 그 전체가 아니라 그 안의 어떤 부분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표현하지 않고 두루뭉술 이야기 해놓고는 날 봐달라고 이야기하는 아이처럼 말이죠. 이 그림책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더 궁금해졌습니다.

이 책은 텍스트는 텍스트대로, 그림은 그림대로 각각 다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익숙한 대로 글을 중심으로 읽었다가는 끝에가서 ‘이게 뭐지?’하고 다시 책 처음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책입니다. 글에 익숙한 어른들보다, 그림을 읽는 능력이 탁월한 우리의 어린이들이 더 책 이야기를 잘 볼 수 있는 그림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요.

일어나는 순간부터 학교에 가고 그곳에서 무엇을 배우고 벌어지는 모든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아이. 텍스트로는 그렇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학교에서 그림그리는 시간, 아이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힌트가 잠시 등장합니다. 아이가 그리는 그림을 보세요. 무엇을 그리고 있나요? 우리 눈에 익숙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이야기는 처음 시작부터 아이와 함께한 고양이를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왼쪽 면이 아이의 시간에서 보이는 풍경이라면, 오른쪽 그림에서는 학교간 아이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간 고양이의 일과를 보여줍니다.

아침에 눈을 뜰 때 부터 아이가 걸음을 옮기는 매 순간마다 그 곁을 지켰던 고양이. 고양이는 자신의 친구이자 주인인 아이가 떠난 빈 방을 지킬 마음이 없어보입니다. 고양이 특유의 유연함으로 집 밖을 나와 자신의 최선으로 아이의 일상을 볼 수 있는 곳에서 맴돕니다. 아이가 다시 스쿨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고 자신도 집으로 냉큼 돌아올 만큼 영리하기도 하네요. 마치, 집 밖에는 나가지 않은 척 말이지요!

집으로 돌아와 문 뒤에서 자신을 마중하는 고양이를 본 순간부터 아이의 표정은 바뀌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알까요? 자신이 고양이를 보고싶어한 만큼 고양이도 자신을 보고싶어하고 그 곁에 맴돌았다는 사실을 말이에요.

자신의 모든 상황이 못마땅한 듯 ‘좋아하지 않는다’말하지만 해야할 일인줄 알고 해내는 아이에게 상처럼 주어지는 평안한 시간, 바로 고양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에요. 수줍은 듯 아이가 이야기하는 말 ‘난 고양이 이야기는 좋아할지도 몰라’.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고양이 이야기가 담긴 이 그림책을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내가 고양이를 아끼는 만큼 고양이의 일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놀라워할까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어색해하고 쑥스러워하는 아이를 보는 듯한 그림책, 그래도 일상을 묵묵히 살아내고 있고 좋아하는 고양이가 있어 앞으로이 아이의 ‘이야기’가 어떻게 풀어질지 더 궁금해지는 그림책 《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아》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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