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동화 『나의 아름다운 늪』은 국내 최대의 자연 늪지인 우포늪가에서 살면서 삶과 자연의 섭리를 조금씩 깨달아 가며 성장하는 열두 살 소녀 샘이의 이야기다.
주인공 샘이의 겉모습은 그 또래들처럼 씩씩하고 당차 보인다. 하지만 누구나 그러하듯 샘이에게도 스스로 감당해 내야 하는 아픔이 있다. 그 아픔은 어느 날 갑자기 식물인간이 된 아빠와 그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아야 하는 슬픈 현실에서 비롯된 것이다.
샘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포늪’이라는 자연의 넉넉한 품에 마음을 기댄다. 슬픔과 막막함을 털어놓거나, 우포늪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공룡 알에서 아기공룡 ‘용용이’가 깨어날 것이라는 상상을 부풀리며 스스로 위안 삼곤 한다. 그렇게 샘이는 우포늪과 함께 호흡하면서 자신의 숨통을 조이던 아픔을 차츰 극복해 나간다.
물론 샘이와 더불어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 괴짜이면서도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늪지기 아저씨, 저보다 더 숫기 없는 남자 친구 순홍이, 땅만큼 정직하고 소중한 게 없다는 할머니도 샘이에겐 든든한 지원군이다. 즉, 그들은 샘이가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는 멋지고 사랑스런 삶의 길잡이들이다.
몸에 비해 내면의 성장이 너무나 더딘 요즘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자신의 생명이 소중하듯 타인의(동식물을 포함한 또 다른) 생명 또한 소중하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들이 우포늪처럼 건강하게 숨 쉬며 자라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