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 '흑인해방'의 소재를 다룬 그림책이 다양하고, 그와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와 글귀들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우리가 알아야 하는 역사의 한 단면으로 우리의 마음을 두드려온다.
보물창고의 사회탐구 그림책 일곱번째 이야기는, 바로 『자유 자유 자유』이다. 《 Freedom over me》라는 원어를 가진 『자유 자유 자유』는 사슬의 한 고리마다 사슬의 억압 속에 살아야만 했던 이들의 모습이 담겨져있는 그들의 모습에 그들이간절히 원하는 '자유'란 무엇일까를 깊이 생각해 본다.
『자유 자유 자유』는 그 동안 읽어왔던 이야기와 전개은 사뭇 다르다. 그래서 그들의간절한 소망이자 의무인 '자유'의 고귀함이 더욱 간절하게 와닿게 한다.
<< 오래전 나는 노예 관련 문서들을 손에 넣게 되었어요.1820년부터 1860년대까지의 문서였지요. 나는 이 문서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오랫동안 이 문서들로 작품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마침내 1828년 7월 5일에 작성된 페어차일즈가의 농장 감정서를 가지고 이 이야기를 해 보기로 했지요. 노예 11명은 소, 돼지, 목화와 함께 판매 목록에 올라있어요. 오직 노예들의 이름과 가격만 적혀 있지요(나이는 표지되어 있지 않아요).
이 제한된 정보에 영감을 받은 나는 이 노예들을 다시 살려 내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했습니다. 1800년대 '젊은남자', '남자', '젊은 여자', '여자' 같은 말들은 노예의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사용되었습니다. 나는 내 책의 목적에 맞게 각각의 노예들에게 나이와 농장에서 맡은 일을 부여했어요.
「자유 자유 자유」의 작가 애슐리 브라이언의 말에서 >>
물건과 같은 취급을 받아야만 했던 노예들, 우리는 그들에게 삶은 불행하기만 할 뿐 그 어떤 꿈도 희망도 없을 거라 여긴다. 변화되지 않을 것만 같은 암울한 시대를 견뎌내기만도 벅찬 그들이기에 그렇게 짐작했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은 어제도 오늘도 꿈을 꾸었다. 그리고 내일도 꿈을 꿀 것이다. 그들이 살아왔던 땅에서의 자유를 그리워하며 그 땅을 다시 밟는 날, 자유가 찾아올 그 날을 간절히 기다리며 그들의 문화와 언어 그리고 춤과 노래를 가르치고 배우며 그들의 존재를 뿌리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간절함은 오직 '자유'이다. 동물과 같은 취급을 받으며 팔려나가는 것이 아닌 그들을 인격체로 존중하며 그들이 가진 고유성을 인정받는 자유, 그것의 고귀함이 얼마나 간절한 것인지를 알게 되는 그 날까지 그들은 견뎌내었다.
노예의 신분을 안고 태어난 많은 이들의 이야기가 『자유 자유 자유』에 그대로 담겨져있다. 비록 페어차일즈가의 노예로 농장일을 하는 신분일지라도 그들은 맡겨진 임무를 성실히 시행하며 자신이 꿈꾸는 자유가 찾아오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는 삶을 이어가고 있다.
에슐리 브라이언의 『자유 자유 자유』는 그동안 세상에 나온 노예와 자유를 담은 많은 이야기에 환기를 시켜주는 색다른 그림책 역할을 해내고 있다. 자유에 대한 갈망을 증폭시켜주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노예로 살았던 그들의 이야기를 바로 곁에서 듣는 듯한 착각이 들어 그들의 끈기와 좌절 그리고 자유에 대한 간절함이 더욱 깊이 가슴에 파고든다
★ <뉴베리 상> 수상작
★ <코레타 스콧 킹 상> 수상작
인간이라면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 그리고 꿈과 희망
전 세계 70억 인구 중 공장에서 찍어 낸 물건처럼 똑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심지어 유전자와 자라 온 환경이 비슷한 쌍둥이들조차도 조금씩 다른 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모두가 다르지만, 날 때부터 모두 같은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자연권, 기본권, 천부인권 등으로 불리는 그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행복을 추구하며 자유와 평등을 보장받을 권리이다. 하지만 이 권리가 보장받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난항이 있었으며, 지금도 이를 위해 싸우는 많은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이 있다. 이 기본권을 침해당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과거의 ‘노예제’일 것이다. 특히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흑인 차별이 극심했고, 흑인 노예들을 물건처럼 사고팔았다.
세계 곳곳의 사회 현상들을 들려주는 <사회탐구 그림책> 시리즈의 일곱 번째로 출간된 『자유 자유 자유』는 1828년 미국에서 작성된 한 저택의 농장 재산 감정서를 바탕으로 흑인 노예 11명의 삶과 꿈을 그려 낸 책이다.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도 인정받지 못했던 미국 흑인들의 고된 역사를 보여 주며, 희미한 문서 한 장으로 남아 있던 그들의 얼굴과 목소리를 생생히 되살려 내어, 꿈과 희망 그리고 자유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임을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저자인 애슐리 브라이언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강렬한 글과 그림으로 담아내며 흑인 차별 문제에 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다. 30권이 넘는 책을 쓰고 그렸으며, 아동·청소년을 위한 뛰어난 책을 집필한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수여하는 상인 ‘코레타 스콧 킹 상’을 세 차례나 받았다. 『자유 자유 자유』는 이 ‘코레타 스콧 킹 상’과 ‘뉴베리 상’을 수상하며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옛 문서 한 장으로 되살려 낸 노예 11명의 삶과 꿈
흑인 노예 문제에 관심이 많던 저자는 1820~1860년대의 노예 관련 문서들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는 이 문서들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 중 1828년 7월 5일에 작성된 페어차일즈가의 농장 감정서를 가지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농장 감정서에는 노예 11명이 소, 돼지, 목화와 함께 판매 목록에 올라 있었는데, ‘젊은 흑인 여자 1’, ‘흑인 남자 1’처럼 노예에 값을 매기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와 그들을 구분 짓기 위한 이름 그리고 판매 가격만이 적혀 있었다. 저자는 이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다시 노예들을 살려 내 그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했다.
미국의 흑인 노예들은 인간으로 취급되지 않았다. 그저 주인의 재산일 뿐이었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하여 노예들을 누군가의 소유물이나 사고파는 물건이 아닌 인간으로서 살아 숨 쉬게 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먼저 노예 11명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그들 한 명 한 명의 삶을 연구했다. 마치 나무 밑동의 나이테처럼 선이 굵고 입체적인 초상화는 마음을 울리는 그들의 이야기와 어우러지며 더욱 강렬한 인상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그들의 목소리를 상상하며 노예들의 구체적인 배경과 농장에서 맡은 일을 밝히고, 그들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생각들을 아름다운 시 형태로 써 내려갔다. 그리고 바로 다음 페이지에는 노예들이 처한 상황과 대비되는 자유로운 꿈과 바람을 밝은 색감으로 그려 내어 그들도 우리처럼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는 같은 ‘인간’임을 보여 주었다.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차별의 역사
참혹한 흑인 노예들의 역사는 1442년 포르투갈이 아프리카 대륙에 진출한 뒤, 그곳의 흑인들을 사냥하듯 잡아들여 유럽에 들여오면서 시작되었다. 그 후 1492년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의 한 섬을 발견하면서, 유럽 각국은 앞 다투어 이 신대륙에 식민지를 개척하기 시작했고 그곳에 농장을 만들어 아프리카인들을 잡아다 노예로 부렸다. 17세기부터 19세기 중반까지 미국에도 무려 2천만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인들이 끌려갔다. 쇠사슬로 묶인 채 노예선의 좁은 갑판에 몇 달씩이나 처박혀 있어야 했기 때문에, 항해 도중 절반 이상의 흑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간신히 육지에 도착한 이들은 주로 사탕수수를 재배하거나 목화솜을 따는 힘겨운 일을 했다. 쉴 틈 없이 일하며 주인들의 잔인한 폭력과 체벌을 견뎌야만 했는데, 많은 노예들이 다치거나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
18세기 말 영국에서 노예 제도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고, 미국에서는 1863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 선언에 이어 2년 뒤 법적으로 노예해방이 이루어졌다. 1963년 마틴 루서 킹의 연설은 흑인에게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법안이 만들어지는 결과를 낳았고, 2008년 버락 오바마가 흑인 최초로 미국의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흑인에게 가해졌던 무자비한 폭력과 구속 그리고 차별의 역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참혹한 고통의 역사를 겪은 흑인 노예들처럼, 아직도 세계 곳곳에서 단지 종교와 민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약자이거나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도 인정받지 못한 채 폭력과 차별을 당하는 일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 자유 자유』는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려야 하는 꿈과 희망 그리고 자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도록 할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먼 곳에서, 또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고통스런 목소리와 이야기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세계 시민’으로 성장해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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